비둘기의 모험 개발스토리 2편 - Pigeon's Adven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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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한 시점

흔히 게임을 오래즐기기 위해선 다양한 컨텐츠가 구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어떤 게임이든 새로운 컨텐츠를 구상하는 전쟁을 매일 하고있습니다. 유저들을 게임에 오래 붙잡아 놓기 위해선 질리지 않게 하는 게 게임의 수명을 늘리는 지름길일 겁니다.

한국 플레이어는 전세계적으로 게임 컨텐츠 소비력이 굉장히 빠른 편입니다. 새로운 게임이 나왔다고해도 얼마 못가서 유저들이 전부 클리어해버리고 새로운 업데이트를 해달라고 요청하기 때문입니다.

새롭게 만들어야 할 것들은 회의를 통해 계속해서 늘어났지만 부족한 프로그래밍 실력덕분에 개발은 갈수록 더뎌갔습니다. 사실상 1인 개발자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죠. 하지만 언젠가 다 구현해보이겠다는 열정 하나만큼은 누구보다 컸습니다.

게임을 개발하면서 일단 메인 스테이지의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도심을 걸어다니는 사람을 추가해 루루(흰색 비둘기)에겐 먹이를 구구(검은색 비둘기)에겐 돌을 던지게해 게임을 좀 더 박진감 넘치게 만들었습니다.

루루는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는 존재로, 구구는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존재로 나누었습니다. 루루는 사람들이 먹이를 던져주지만 구구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주변 쓰레기통을 뒤져서 생명을 연장하게 됩니다.

비둘기들은 지속적으로 체력이 달기 때문에 게임 곳곳을 여행하며 먹이를 계속 구하게 끔 만들어 플레이어로 하여금 게임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신경을 썻습니다.


  • 사람, 나무, 쓰레기통, 만두, 돌


5. 화폐의 등장

세상을 살아갈 때 필수적인 요소중 하나가 바로 돈입니다. 게임에서도 돈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어떤 게임이든 게임 자체적으로 얻을 수 있는 돈과 유료 결제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돈을 나누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게임사가 수익을 얻으려면 유료 결제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되는데 유료 결제를 하는 사람은 전체의 3%도 안된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나머지 97%는 무과금인 셈이죠.

하지만 무과금으로 즐기는 사람과 유료 결제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차이가 너무 심하면 무과금 유저들은 "현질 유도 게임"(돈을 억지로 지르게 만드는 게임)이라고 하며 욕하고 떠나버리게 됩니다. 게임에 제일 중요한 요소는 바로 플레이어의 수입니다.

게임을 개발할 때 즐겨했던 모바일 게임이 딱 하나 있었는데 바로 슈퍼셸(SUPERCELL)의 클래시 로열(Clash Royale)이라는 게임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인기 있는 여러 게임의 장점들만 모아놓은 당시 저에겐 혁신적인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게임성이 훌륭하고 무과금 유저도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면 현질을 한 유저와도 동등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해놨습니다. 레벨이 아무리 높아도 머리를 쓰는 게임이라 실력이 좋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의 양산형 게임들은 현질 유도가 심한 편인데 이 게임은 현질 유도 없이 게임성으로 승부를 봤습니다. 유저 스스로가 지갑을 열게 만드는 전략인 겁니다. 워낙 재밌는 게임이라 사람들은 장기간 할 것을 염려해 약간의 돈을 투자하게 됩니다.(어차피 즐길게임 돈을 조금 질러서 재밌게 하자는 뜻)

그래서 저는 코인과 다이아를 만들고 다이아는 코인보다는 상대적으로 얻기 힘들지만 꾸준히 게임의 시간을 들인다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얻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기획자 친구 녀석은 반대했습니다.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거 하나만큼은 양보하기 싫었습니다. 현질 유도라는 요소 때문에 기껏 열심히 만든 게임이 처참히 욕을 먹는 것을 보기 싫었기 때문이었죠.


  • 코인, 다이아


6. 아이템의 등장

지금 만들고 있는 게임은 스테이지 형식의 무한 반복적인 게임입니다. 그러므로 매판 계속 색다른 경험을 플레이어에게 주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아이템"입니다.

친구와 회의를 통해 아이템에 대한 기종 덕인 아이디어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하트"부터 시작해서 주변 아이템을 끌어당기는 "자석" 날씨를 해킹해서 강제로 바꾸는 "기압계" 등등 여러 가지를 추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아이템 중에 제가 제일 만들면서 힘들었던 아이템이라고 하면 바로 "모래시계" 이란 아이템이었습니다. 사용 시 시간을 되돌려 원래 있던 위치에서 3초 전의 위치로 되돌아가는 아이템이었죠.

비둘기가 도심을 여행하면서 앞에 닥친 위험을 시간을 되돌려 피해 갈 수 있도록 하는 매력적인 아이템이었지만 구현 과정에서 제일 버그가 많은 아이템이었습니다. 결국 출시할 때 빠져버렸죠. 참 아쉬웠습니다.


  • 여러 아이템들


7. 비둘기와 대화를 하면 어떨까?

게임의 기본 틀은 어느 정도 개발이 된 상태였습니다. 이제 게임을 시작하기 전 메인화면을 구상할 차례였습니다. 메인화면에 어떤 걸 추가하면 좋을지 친구와 회의를 진행하던 도중에 "비둘기와 대화를 하는 건 어떨까?"라는 주제가 나왔습니다.

저는 굉장히 재밌어 보였습니다. 비둘기와 대화를 하면서 플레이어한테 선택지를 주어서 대화를 흥미롭게 이끌어가고 어떤 식으로 대화를 끝냄으로 에 따라 비둘기와의 관계를 형성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주기로 했죠.

"대화 콘셉트는 병맛으로 하자!"

게임 자체가 사뭇 진지한 느낌이 있기 때문에 그 외에 요소들은 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바로 "웃음"이죠. 친구가 병맛으로 글을 잘 쓰는 바람에 개발과정에서 읽다가 웃기도 했습니다.

대신 노가다성이 엄청 심했기 때문에 코딩하기 힘들었던 일 중에 하나였습니다. 친구가 써준 글을 모두 집어넣다 보니 게임 용량도 자연스럽게 늘어 최적화를 하기가 힘들었죠. 하지만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것에 만족했습니다.


  • 대화창


3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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